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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ICELAND    2015.07.18-19

 거대한 빙하호수 요쿨살론(Jökulsárlón), 아이슬란드(ICELAND) 



 바람이 너무많이 불어서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보고 결국 요쿨살론으로 왔다. 차를 타고 가면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곳에 거짓말처럼 빙하가 둥둥 떠다닌다. 바다가 호수에 둥둥 떠서 바다로 흘러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마치 인천 공항으로 가는 길 다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바다랑 강이 만나는 곳에 빙하가 떠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새벽이 다 되어서 도착한 요쿨살론. 역시 해가 지지 않아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이슬란드 남동부의 요쿨살론(Jökulsárlón) 위치






드디어 나타난 요쿨살론 호수



큰 다리를 기점으로 바닷가와 산에서 흘러내려온 호숫물이 바닷가로 들어가고 있다. 그 호수에 어마어마한 양의 거대 빙하들이 둥둥 떠다닌다.

그래서 해변에도 얼음이 마구 굴러다닌다.

이날 밤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지라, 꿈인지 생시인지 멍하게 빙하를 바라보았다. 다른 설명이나 말이 필요없는 풍경이었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더 생생히 기억하고 싶어 블로그를 정리하지만, 사진은 기억에 도움을 줄 뿐 상상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었다.




























밤이라 졸리기는 한데 해는 안지고, 바람은 엄청불고 아침부터 텐트가 부러져 도망치듯 하루를 보냈다.

물론 멋진 것들을 수도없이 봐서 '이정도 피곤과 불편쯤이야.'하고 넘길만큼 여유도 많이 생겼다. 

여름인데 '귀때기가 떨어져나갈 추위' 였다.

근데 꽃청춘은 왜 겨울에 갔을까.. 나는 누가 돈을 주고 지금 가라고 해도 추워서 못갈거 같다..ㅎㅎ









호수에 반영이되어 더욱 멋진 요쿨살론 라군






















나도 사진으로 볼 때는, '빙하가 생각보다 안큰가?' 했는데 정말 컸다.

무서운건 배처럼 둥둥 떠다녀서 치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더라.

낮에 가면 보트 투어도 할 수 있다니~ 나중에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빙하에 치일 수도 있으니 나는 이정도로 만족해야겠다ㅎㅎ







맑은 빙하녹은 물에 손도 씻어보고.

너무 차가워서 정신이 확 깬다. 진짜.. 차다..

칠레화산터지고 돈이 부족해서 아르헨티나 빙하투어를 못간 한을 여기서 풀었다..ㅎㅎ











아침에 검은 빙하를 보고도, 또 빙하를 처음 본 사람들처럼 

배고픔과 추위도 잊은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열심히 구경했다.

아이슬란드는 참 좋은 것이 우리가 갈 때가 성수기(여름)임에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너무 사람이 없어서 '이러다가 사고나면 우리를 아무도 못찾으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날 아침 작은 사고를 당했다;;











밤같지 않은 밤에, 오늘도 역시 라면을 끓여먹었다. 라면은 엄청난 음식이다. 따뜻한데다 빠르고 맛있기까지 하다. 

라면이라면 지긋지긋해서 한국에서는 사먹지도 않았는데, 라면 그동안 업신여겨서 미안해요...

라면을 먹고 캠핑장으로 가려다가, 텐트가 부러지기도 했고 바람이 너무 불어서 차에서 어떻게든 자보기로 했다.

그래서 근처 비싸고 럭셔리한 거대 캠핑카들 뒤에 차를 세우고 잠을 잤다. 차 안으로 바람은 안들어오는데 온도가 너무 낮아서 내복, 츄리닝 바지와 티를 2겹 입고, 구스다운에 모자를 2개씩 쓰고, 양말 2개를 신고 침낭속에 들어가서 잤다.

처음 차에서 자는거라 허리가 뽀사지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피곤해서 자긴 잤다. 






다음날 아침, 차가 화산재에 빼져서 두더지가 되어 땅을 손으로 파고 있었다.

독일 부부가 도움을 주어 간신히 빠져나왔다.



 해가 뜬건지 원래 떠있는 건지 모르겠는 아침.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이동하려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남편이 엑셀을 밟았는데 부우웅~ 하면서 자가 바닥으로 더 깊숙이 빨려들어갔다.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우리가 차를 댄 곳이 화산재였던 것 같다. 모래사장이 다 검은 화산재로 되어있었다. 차가 점점 더 빠지는 바람에 남편은 내려서 두더지처럼 땅을 파보기도 하고 인터넷에 찾은대로 물을 뿌리기도 하고, 발판을 꺼내서 바퀴에 대보기도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윙윙~ 소리를 내면서 차가 망가질 기세였다. 그래서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야하나.. 하고 낙심하고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물가도 비싼데다가 워낙 사람도 없고 멀리 떨어져있어서 보험 한번 부르면 몇 십만원은 부과된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다.) 

주변에 사람들도 없어서 엄청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Do you need help?'. 당황해서 말도 안나와서 차가 빠졌다고 설명을 했다. 그 아저씨는 기다려보라고 하시더니 차에 있는 끈을 찾아서 연결했다. 쇠사슬도 아니고 밧줄 같은 것이었다. 아저씨는 본인은 본인 차를 운전할테니 나는 차에 앉아서 방향을 봐주고 남편은 아저씨의 신호에 맞춰서 엑셀을 밟으라고 했다.

몇 번 시도 끝에 그 부부의 차에 연결된 줄이 끊어질 듯 우리 차를 끌어내주었다. 정말 고마워서 고맙다고맙다 연신 인사를 했다. 두분은 독일에서 왔다면서 영어를 자기가 잘 못한다고, 즐거운 여행 하라면서 쿨하게 가셨다. 


예상치 못한 도움에 참 감사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길을 나섰다. 
'나 잘난줄 알고 맘대로 살았는데, 우리도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구나.'






아이슬란드 동부로 가는 길






 무사히 빠져나온 i20와 함께 아이슬란드 동부로 향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초반 아이슬란드 여행은 참 피곤하고 정신없었다. 그래도 매일매일 새롭고 즐거웠다.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깨닿는다. 잊지말고 잘 기억해야지.

이제 더 큰 폭포들과 화산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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