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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배낭이를 출산하며

부부여행단 2016. 12. 1. 15:26




2016년10월 11일
출산이 지난지 50여일이 지났다
그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볼까 한다.

얼마나 정신없이 50일이 흘렀는지.
수술하고 아기낳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도 더 된 일이다.

내 인생 최고 난이도의 도전을 하고 있는 요즘.
출산하고 아이를 본 기쁨
심장이 철렁철렁 하던 일들
파란만장한 모유수유 적응기(물론 지금도 적응 중)
신생아 키우기 등등
잠투정 극복하기

몇 번 울고나니 두달이 되어간다ㅜㅠ
우리 아기도 크느라 수고하고 모두가 수고한다.
그래도 넘넘 예쁘다. 아이에게 별 관심이 없던 나도
내새끼라 그런지 너무너무 예쁘고 귀엽다.





​​​​
출산 하루 전
대학병원에서 수술해야해서 하루 전에 입원했다.
오전에 일하고 강원도 원주로 부랴부랴 달려온 남편과 입원 수속을 밟고 수술 전 검사를 했다.
이것저것 검사하니 진짜 출산을 하긴 하는구나 실감이 났다. 7년 전에 그 때의 남자친구인 남편과 1년 가까이 이 병원에서 지냈는데 세월이 지나 여기서 내가 아기를 낳을 줄은. 이젠 내가 병간호를 받네..
수술은 첨이라서 사실 엄청 무서웠음ㅜ





친정엄마, 동생, 제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애써 긴장을 푼다.
내일이면 우리가 아빠 엄마라니!
뭔가 만감이 교차할... 틈도없이
분만실서 수술 전 아기검사, 링겔, 소변줄 꼽기하고
출혈이 많을 수 있다며 응급실로가서 목에 심장으로 가는 관 넣는 시술을 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대학병원이라 다들 사연이 하나씩 있거나 응급 산모들이 많아서 뭔가 분위기가...ㅜ
그래도 수술을 많이 받아본 남편이 수술 별거 아니라며 계속 위로해줬다.

자기 직전에 의사쌤께서 수술동의서를 받으러 자세히 수술을 설명해 주며 모든 수술동의서가 그렇듯 (​죽을수도.. 있으니) 동의하냐는 무서운...ㅋㅋ
출혈이 심하면 자궁적출이 어찌저찌 하는데
그냥 네네 하고 나와 보호자가 사인했다.

긴장도 하고 금식해서 배도 고파서 잠이 더 안왔다. 다음날부터 이리 아플줄 알았으면 푹 잘걸...ㅜ
어쨌든 내일 나도 배낭이도 건강하고 무사하게 만나길 바라며 잠이 들었다.




드디어 디데이.
점심 쯤에 수술한다해서
수술하고 조리하는 동안 못씻을거 같아서 머리를 감았다. 그 사이 남편도 시댁으로 씻고 뭐 좀 가지러 간사이에.
머리말리고 있는데 이소미 산모 지금 수술들어 간다고 뭐하시냐고해서.. 에? 하고
머리에 삔 했다고 혼나고;
9시 쯤에 옷 다벗고 이불만 덮혀서 수술실로 갔다.
남편이랑 친정엄마 못보고 들어갈뻔 했다.
천장을 보고 실려가는 느낌이 정말 생경했다.
딸래미 못보고 들어갈까봐 헐래벌떡 뛰어온 친정엄마가 도착하시자마자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수술실로 들어갔고 예상대로 인테리어는 낙후되 보였지만 수술만은 제발 잘 되기를..
배에 척척 차가운걸 막 바르고 체크를 이것저것 하더니 낯익은 담당의사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고
수술방에만 대여섯명이 있었던 것 같다.
엄청 긴장했는데 30분정도 준비하고 목이 뻐근하게 전신마취를 위한 기구가 들어가고
마취한다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는데, 듣던대로 너무 춥고 아프고...
마취과 의사인지 수술 전부터 짜증내더니 깨도 나한테 정신차리라고 오늘 환자 다 왜이러냐고 짜증을...ㅜㅠ
뭐 이상한 냄새도 나고 배가 너무나 아팠다.
남편보고 우리아기 어디있냐고, B형간염 보균 접종했냐고 물어보고 그리고 기억이 없다..ㅜ

그리고 남편이 보여준 사진​



넘넘 예쁘다. 보고싶다 하고서
훗배앓이 고통의 시작.
자연분만 아니라서 견딜만 할줄 알았는데
자연분만은 일시불이고, 제왕절개는 할부란다ㅜ
그렇게 일주일이 아프고 가스도 안나와서 넘 아파서 울고
무통도 별 소용이 없고..

3일 만에 휠체어 타고가서 아기보고
젖도 물려보고
하루에 몇번씩 아기보러 가면서 회복 운동을 했다.
수술은 수술인지 꽤 아프고 회복도 좀 느렸다.

아기가 처음에 혈변도 보고
발모양도 문제가 있다고해서
아기 두고 혼자 조리원으로 가는데 폭풍오열.
지금은 다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출산은 모유수유와 육아에 비하면 짧은 힘듦이었지만
아기 잘 낳도록 물심양면 도와준 남편과 부모님들,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

어쨌든 무섭고도 경이롭고 많이 아팠던 일주일을 보내고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원주에 타 병원 출산을 받아준다는 몇 안되는 조리원으로 입소하고 파란만장 모유수유 적응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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