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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YKJAVIK, ICELAND 1ST DAY, 2015.07.16
어쩌다보니 아이슬란드, 유럽여행의 첫 나라 (ICELAND)
1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지금 이시간에도 떠돌이 생활을 할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 처럼, 아이슬란드에 갈지는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난 아이슬란드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들어본 적이나 있나?
남미, 북미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표를 끊는데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겠어서 언제나 그랬듯이 비행기표가 가장 싼 곳으로 가기로 했다. 나야 아이슬란드가 어딘지 잘 몰랐지만 영화에 큰 열정을 가진 우리 남편은 '아이슬란드가 어디어디 영화에 나왔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봤는데 꼭 가야겠다'고 얘기했다. 나도 비행기에서 그 영화를 보긴 봤는데 황량한 벌판과 세트장 같은 지형에 '설마 이런 곳이 있겠어. 영화빨이겠지.'했다.
아이슬란드에 가기 전에 사전 조사 (사실 미국에서 시간도 촉박하고 일정이 꼬인게 있어서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를 한 결과
1. 물가가 북유럽보다 비싸다. 2. 캠핑하기 좋다. 3. 여름에도 춥다. 4. 렌트카로 여행하기 좋다. 5. 여름에 가면 하루종일 해가 안진다.
게다가 아이슬란드어가 읽기도 어려운데 도대체 뜻도 유추할 수도 없어서, 지명을 아무리봐도 이해가 안갔다. 여행 전 철저한 사전조사와 계획은 실패했다.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하니 겁부터 났다. 그래서 보스턴에서 앤디오빠가 싸주신 비상식량과 볼티모어 공항 근처 월마트에서 이것저것 사고, 캐나다 록키 여행 때 Canadian Tire에서서 산 50$짜리 텐트를 배낭에 잘 매고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간과 재정이 없는데 세계여행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세계여행 가지말고 아이슬란드만 가길 추천한다.(자연 경관만 봤을 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미국 워싱턴-볼티모어 공항, 아이슬란드 가는 비행기 기다리는 중
WOW AIR를 타고 가는데 수화물 규정때문에 아주 밧줄로 꽁꽁 꽁꽁 단단히 묶어서~ 갔다.
저가 항공 참 좋은데, 내 몸보다 BAGAGE FEE가 더 비쌀때가 있다ㅜㅠ
우리 남편이 사진을 예쁘게 찍어줬네.
난 너무 피곤했다. 손 모양이 뭔가 안쓰럽다..ㅎ
여행 오기 전에는 차에서 잠도 못자고, 학교다닐때 책상에서도 잘 못잤는데
이제는 길에서 잘잔다. 공항은 노숙하기 좋은 곳이 가장 맘에 든다. 적응을 잘해서 참 다행이다...ㅎ 다행인가?ㅋㅋ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KEFLAVIK) 공항
공항 바로 옆에 렌터카 업체에 예약을 해놔서 그냥 멍하게 시간을 기다리는 중
이것저것 셋팅하고 아무 계획없이 온지라 이것저것 정보도 찾아보고.
일단 공항에 내렸는데 제3.5세계(?) 정도의 느낌이었다. 태양광의 색온도가 다른 느낌.
케플라비크 공항에는 캠핑, 취사 금지라고 써있었다..ㅎ 전세계에 캠핑, 취사금지 표시는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공항에만 있을 것 같다.
우리 말고 여러 젊은이들이 쪼그려서 자고 있었다.
이때 우리도 잠을 못자서 정~말 피곤했다.
렌터카 수령하고 장보러 출발
우리가 예약한 횬다이의 i20
가장 싼 거였는데 i10이 아닌게 어디냐면서... "우리는 링로드만 돌것이니 4WD(사륜구동)은 빌리지 않았다."라고 스스로 위안 하지만 사륜구동 렌트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그리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내륙까지 돌기에는 촉박하므로.. 이 작은 차로 싸목싸목 다녀보기로 했다.
기회가 허락된다면, 아이들을 낳고 걔네가 운전할 수 있으면 살살 꼬셔서(?) 아이슬란드 사륜구동으로 내륙까지 길게 여행을 한번 해봐야 겠다는 당찬 소망을 갖게 되었다.
여행하는 시간동안 우리만큼 고생한 이 차. 지금쯤 고장이 안났나 모르겠다.
차 생겨서 그렇게 좋아요?ㅋㅋ
나랑 찍은 사진보다 차랑 커플샷이 더 많은 것 같다ㅎ
아이슬란드는 사람도 얼마 안살고 복지국가라며 어찌나 문을 빨리 칼같이 닫는지, 마트에서 식량과 물품을 미리 챙기지 않으면 굶어야 한다.
아니면 어마어마한 돈을 내고 비싸고 맛없는 (내 기준에서) 레스토랑에 가야한다. 심하게는 몇십 KM에 하나씩 마트가 있으니 반드시 위치를 잘 파악해 두어야 한다.
아이슬란드의 대표마트, BONUS
마트의 가격표를 대한 첫 느낌은, '엄청 비싸다고 하더니 그정도는 아니네..' 이런 느낌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처럼 그렇게 끔찍하게 비싼 정도는 아니다.
진짜 생활물가가 끔찍하게 비싼 것은 싸우쓰 코리아이다.. (그냥 사견입니다.)
공항 근처 마트들을 순방한 후 이제 수도 레이캬비크로 (REYKJAVIK)
레이캬비크의 유일한 맛집, 누들 스테이션(NOODLE STATION)
졸리기도 하고 배는 어찌나 고프던지 정신이 혼미했다.
그래서 검색의 검색을 통해 가게된 누들 스테이션
근처 편의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후다다닥~ 먹고 가기로했다.
아기자기한 내부. 아이슬란드는 진짜 세트장처럼 온 나라가 깨끗하다.
모든 카페, 식당도 그랬던 것 같다. Chicken, Beef 누들수프를 하나씩 시켰다. 진짜 그릇이라도 씹어먹을 정도의 배고픔이었다.
참 맛있게 생겼지만, 아시아 누들수프라더니 아시안으로써 되게 짜증났다..ㅎㅎ
진짜 너무 달고 생전 처음먹어보는 맛의 태국, 베트남 국수도 아닌 오묘하고 화장품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고수맛이 아니다.. 난 고수를 잘 먹기때문에.. 그 맛이 아니야..ㅜㅠ
그래도 배는 채웠다. 그럼 됐어.
1280 크로네이니까 한 그릇에 12,000원 정도인 이상한 국수를 먹었으나 배를 채웠으니 그걸로 됐다.
장기 여행에서 이미 맛은 중요치 않다..ㅋㅋ
레이캬비크의 아름다운 할그림스교회 (Hallgrimskirkja)
충격과 공포의 맛을 선보인 누들스테이션의 국수로 배를 채우고, 할그림스 교회로 갔다. 그렇게 멋지다고 하니 기대기대를 하면서...
가다가 너무 피곤해서 교회는 보지도 않고 교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시간은 기절했다가 깼다.
그러고 나니 교회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름 꿀팁을 드리자면, 특히 레이캬비크 에는 스트릿주차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단속하는 사람들도 많고 주차하고 정산하는 것도 영어로 안되어있어서 애를 먹었다. 근데 레이캬비크 시내에 있는 할그림스 교회에서는 주차장도 엄청 넓고 주차가 무료이니, 예배가 없는 날에는 필요할 때 주차를 하면 딱 좋다.
우리처럼 주차장에서 자면 안되겠지만 나름 극단적인 순간이었다... 잠을 너무 못자면 땅이 하늘로 솟는다는 걸 이때 깨달은 듯하다.
2시간 후에 정신을 차려 차에서 내리니 할그림스 교회 뒷편.
'우와!'할 만한 건축이었다.
아이슬란드도 화산지대라서 주상절리 지형이 많은 데, 그것을 모티브로 한 것 같았다.
파이프 오르간, 예배당 의자까지 다 멋지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잠이 덜깨서 멍~하게 있다가 이제 정신을 차리고!
할그림스 교회는 누구나에게 개방되어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 같았다.
아기자기한 동화마을 같던 레이캬비크.
지금 우리는 레이캬비크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오늘 밥을 해먹고 잘 캠핑장을 정하지 못했으므로...ㅜ 냄비와 버너를 찾아 모험을 떠나야만 했다.
아이슬란드 최대 캠핑용품 매장, ELLINGSEN
여기 부루스타(?) 있다고 해서 왔는데...ㅜㅠ 없다.. 코펠도 너무 비싸다.
도대체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얼마를 벌길래 이걸 다 사요?ㅜ
PASS!
일단 배고픔과 잠에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됐는데, 못씻어서 넘 힘들다ㅜㅠ
도대체 인간이 살아가는데는 왜이리 육체에 필요한 것이 많은가요...
그래서 또하나의 꿀팁! 이건 진짜 꿀팁이다.
비록 아이슬란드가 물가가 비싸고 한국에서 출발하면 비행기값이 만만치 않지만 화산, 빙하, 바다, 간헐천, 온천, 피요르드 해안 등등 온갖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곳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광지는 무료.
나에게 가장 좋았던 것은 무료온천도 많고, 수영장에서 온천물이 그냥 퐁퐁퐁 나온다.
레이캬비크 근처 바닷가에는 무료 온천이 있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무료온천 Ylströndin NAUTHOLSVIK
레이캬비크에서 얼마 안떨어진 해안에 무료 온천.
사람들은 바다수영, 조깅을 하고 누구는 퇴근하고 양복차림으로 와서 온천을 즐겼다.
이용시간은 정해져있고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놀 수 있도록 온천수 나오는 곳에 레일이 설치되어 있었다.
엄청 크지는 않지만 물온도도 딱 좋고 계란방구(?)냄새도 솔솔 나면서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샤워장도 엄청 좋았다!
정보가 궁금하신 분은 http://www.nautholsvik.is/
여기가면 무료 온천들을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하루에 2번이상 샤워를 꼭 해야하는 샤워중독자인 나에게 잠, 배고픔, 청결의 3가지 퀘스트가 원료되었다.
행복한 표정이다...ㅎ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요거트를 퍼먹으면서 냄비를 사러갔다.
냄비를 사러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니 너무 럭셔리해서 (아이슬란드 인구가 적어서 상점도 별로 없다.) 머리를 쓴 것이 이케아를 가보자 였다.
달리고 달려서 그 익숙한 색이 보일때까지 냄비를 찾으러 여정을 떠났다.
일주일의 식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바로 지금 몇시간 안에 달려있다..ㅜ 냄비와 버너 구하러 5시간은 돈 것 같네.
아이슬란드의 이케아(IKEA)
화강암들이 있어서 더욱 신기했던 이케아 가는 풍경.
스웨덴이랑 가까우니까 좀 싸게파나... 하고 희망을 가졌으니 더 비쌈ㅋ
근데 아이슬란드 사람들 소득으로 보면 매우 싼 가격
냄비찾아 삼만리.
알파벳은 맞는 거 같은데 해석불가... 물어물어서 주방용품 쪽으로.
그래서 어렵게어렵게 고심해서 찾은 냄비
프라이팬이나 다른 것을 사고자시고 할 돈이 없다ㅜㅠㅠ 어차피 배낭에 넣을 수도 없으니 가장 보편적이고 저렴한걸로
여기다가 일주일동안 모든 음식을 다 해먹었다.
여행하면서 사고 버린 냄비 프라이팬도 꽤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이슬란드 식당에서 사먹은 것 1인분 가격도 안되는 냄비를 GET!
냄비를 보물단지 처럼 끌어안고 반가운 이케아 아이스크림을 쫩쫩 먹으면서 캠핑장으로 떠났다.
오늘 우리가 갈 캠핑장은 게이시르(GEYSIR) 캠핑장
GEYSIR 라는 것이 간헐천인데, 몇 분에 한번씩 땅에서 부글부글~ 하면서 물이 몇백미터를 뻥! 튀어오르는 것.
나도 예~전에 책에서만 본 것 같은데 거기에 캠핑장이 있다고 해서 갔다.
'저녁 때가 지났는데 왜이리 해가 안지나..' 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슬란드의 여름은 백야현상으로 해가 안진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해가 안져서 원할 때 관광할 수도 있겠지만 3일만 지나면 백야가 얼마나 피곤한 것인지를 깨닿게 된다. 캐나다의 백야 정도랑은 차원이 달랐다.
아이슬란드의 꿀팁을 또 한가지 알려드리자면,
아이슬란드에서는 특별히 환전할 필요가 없이 카드를 쓰는 것이 훨씬 낫다.
당연히 결제 시에는 원화 말고 현지화로 결제하고, 진짜 작은 가게, 산속에 있는 캠핑장들까지 모두 카드를 받는다.
원화-달라-ISK(아이슬란드 크로나)로 바꾸는 것보다 환율 면에서도 카드를 쓰는 것이 더 낫다.
우리는 샤워와 자판기를 위한 소량의 돈만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게이시르 캠핑장에 잘 도착해서 서로의 영어단어만 대략적으로 알아듣는 캠핑장 주인 할아버지에게 돈을 지불하고 저녁을 해먹었다.
너무 급박해서;; 사진도 못찍었는데 저 초대형 가스버너와 가스통은 레이캬비크의 캠핑용품 렌탈샵에서 빌렸다.
지금 생각해봐도 현명한 선택이었던 듯. 화력이 좋아서 요리하기 좋았다.
해는 지지 않지만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상황이라서, 닮을 손질해서 푹푹 삶고 리조또 쌀과 마늘을 엄청 넣고 푹푹 끓였다.
표정을 보니 맛은 있었나보다..ㅎㅎ
내가 요리하는 동안 남편은 캐나다에서 고이 간직해온 텐트를 치고.
해가 지지 않아 피곤한데 잠이 안오고 추운데 여름인 아이슬란드에서의 첫날밤을 맞이했다.
첫 날 뭐 딱히 한 것은 없고 이것저것 준비만 했지만, 정말 바빴던 하루였다.
이 날까지만 해도 별 기대없이 간 것이었는데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매일이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분을 내 생각의 범위와 지혜로는 이해 할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수 십번도 더 한 것 같다.
그 만큼 신기하고 놀라웠던 아이슬란드.
고생도 진짜 많이 했지만 지금까지 그 이후에 여행한 곳과는 정말 다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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