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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ICELAND 3rd DAY, 2015.07.18
검고 푸른 빙하와의 첫 만남 , 아이슬란드(ICELAND) 셋째날
아이슬란드에서 둘째날 밤, 우리의 텐트는 장렬하게 전사했다. 아마 우리의 텐트 뿐만이 아니었을 것 같다. 통~ 하고 점프를 뛰면 정말 1cm는 날아가는 기분의 강풍을 헤치며 그래도 스코가 포스에서 캠핑도 했는데 트레킹이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나갔다. 하지만 저 산을 오르다가는 맞바람에 휘청하여 데굴데굴 굴러서 한국으로 강제이송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정도였으니..
그래서 텐트 등등 장비를 차에 쑤셔넣다시피하고 아침 7시 정도 밖에 안됐는데 씻지도 않고, 그 다음 행선지 어디론가 향했다.
가장 아름다운 캠핑장, 스코카포스(Skogafoss campsite)
지금까지 가본 캠핑장 중, 가장 아름다웠으나 가장 사나웠던.
강한 바람에 이마가 벗겨지는 줄 알았다.
아이슬란드 바람이 정말 매서웠다. 이게 여름 바람이라니.. 겨울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ㅜ
그럼에도 멋졌던 스코가 포스.
뭔가 너무 깨끗하고 비율이 완벽해보여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부근 갓길에서 파는 유화 속 폭포(?) 같았다..ㅎㅎ
Sólheimajökull, Mapsme 가 알려준 검은 빙하
거센 바람을 피해서 무작정 가다가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22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발견한 검은 빙하.
너무 놀라서 한참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아마 여기 갔던 한국인이 우리가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주차장에 아무도 없고 검색을 아무리 해도 안나오던 Sólheimajökull
지금은 개방을 안한건지, 맵스미 지도에도 나오질 않는다.
빙하에 화산재가 덮혀서 오묘한 빙하의 색을 나타낸다.
푸른색과 검은색이 교차되는.
이 날은 날이 흐려서 색이 진하지 않았는데, 다른날 가서 빙하를 봤을 때는 푸른색이 꼭 안에 전구라도 켜놓은 듯이 빛났다.
처음 본 빙하라서 엄청 흥분했다.
사실 이런 빙하가 있는지도 모르고 아이슬란드에 왔다;;
어제는 간헐천을 봤는데 갑자기 눈앞에 빙하라니. 게다가 검은빙하라니.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붕~ 하고 뛰니 5cm는 날아 간것 갔다.
바람이 뒤통수를 어찌나 때리는지 자연 펌이 됐다ㅎㅎ
비크(vik) 지역의 코끼리 바위와 검은 해변, 디르홀레이(Dyrhólaey)
언덕에 차를 세우고 검은 해변을 따라 걸으면 보이는 디르홀레이(Dyrhólaey)
세상엔 참 많은 코끼리 바위(?)가 있지만 디르홀레이가 가장 크고 멋졌던 것 같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우리끼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을 수 있었던 곳
절벽위의 푸른 풀들과 검은 해변, 바위의 색이 참 멋졌다.
동굴을 헤매이다가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새라는 퍼핀(바다쇠오리)를 보았다.
미리 찾아보니 생긴게 너무 귀여워서 기회가 되면.. 즉 가격이 저렴하다면 퍼핀투어를 해보자~ 했는데
디르홀레이에서 퍼핀 가족을 만났다!
아이슬란드의 새 바다 쇠오리, 퍼핀(Puffin)
(Photo: Andreas Mulder)
망원렌즈가 없어서 가까이 찍지는 못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뒤뚱뒤뚱 귀여운 퍼핀을 봤다. 한참 구경하다가 우리를 경계하는 것 같아서 돌아섰다.
어렸을적에 히치콕의 <새>라는 영화를 보고 트라우마가 새겨서
원래 왠만한 새는 다 싫어하는데;; 퍼핀은 그나마 내 마음속 1등 새이다ㅎㅎ
디르홀레이의 시간을 뒤로하고, 배가 고파서... 밥을 먹으러 갔다.
우리는 첫날 누들스테이션에서 국수를 먹은 것을 제외하고 한끼도 사먹지 않았으므로..
역시나 이 강풍속에 밥을 해먹어야 한다.
이로부터 밥을 해먹지 최적의 장소를 찾아서 1시간을 방황하다가 결국 소풍사이트(맵스미 지도에 소풍사이트라고 하면 아이슬란드에 있는 피크닉 사이트를 알려준다)에서 밥을 해먹었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차문을 열고 버너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아주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뭔가를 먹을 수 있었다.
남부 아이슬란드 어느 소풍사이트에서 먹은, 맛있는 멍멍이 밥 스타일의 점심
지금보니 아이슬란드의 모든 요리(요리라고 쓰고 개밥이라 읽는)는 멍멍이 밥 스타일이다.
그래도 이때는 씹어 넘길 수 있는 맛이란 게 있고 꼬르륵 거리는 귀찮은 것만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이슬란드 남부, 골든서클 로드의 풍경
서쪽에서 아이슬란드 남부로 갈 수록 빙하지대가 점점 많이 보였다. 우리는 <인터스텔라>의 촬영지인 스카프타펠(Skaftafell) 국립공원으로 간다.
그 국립공원 안에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이 있는 데 그 곳이 바로 제 2의 지구를 찾아서 걸어다녔던 곳... 이라고 한다.
아이슬란드 자전거 여행하시는 분들 많은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정말정말 대단하다!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 가는 길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거대 빙하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길이 참 푸르고 예쁘다. <인터스텔라>를 보며 엄청나게 기대했던 바로 그 곳! 거의 다 왔다.
스카프타펠(Skaftafell) 국립공원 안의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이 나온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
저기 위에 빙하트레킹을 하면 이제 우주인이 되는 것이다ㅎㅎ
근데 이 빙하녹은 물이 'Bio-hazard'라고 경고문구가 가는 곳곳 붙여있다.
빠지면 동사하거나 나오기도 힘들다고 하니 조심조심 해야한다. 혼자서 빙하 트레킹 하는 것은 절대 금물!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의 둥둥 떠다니는 작은 빙하들
작은 빙하라고 하지만, 멍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나한테 다가오는 것 같아 좀 무섭기도 했다.
몇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이 생경한 풍경과 공기를 만끽했다.
해가 지는 듯 안지고 사진에 나와있는 이상태가 바로 칠흙같은 밤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새벽에도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 여름 아이슬란드 여행의 매력인 것 같다.
이 날은 바람도 너무 불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 빨리가서 자고 싶었다.
텐트가 다 부러져서 다시 텐트를 칠 엄두도 안나고.. 우리는 요쿨살론(Jökulsárlón)을 보고 어디서 자기로 결정하기로 했다.
결국 우리는 또 개밥(?)을 해먹고 차박(차 안에서 자는 것)을 시작했다.
이 날부터 우리의 차박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차박을 한 다음날 아침, 우리의 차는 화산재에 빠져서 우리와 함께 울고 있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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