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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산 위의 염전, 살리네라스 투어
볼리비아 비자를 잘 마치고 하루 더 남은 페루에서의 시간을 호스텔에서 만난 분들과 함께 살리네라스 염전 투어를 하기로 했다.
사실 페루는 볼 것이 많아서 여행자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여행지이다. 쿠스코를 다녀와서 체력도 방전되었을 뿐더러 모라이(계단식 원형 작물시험장)과 살리네라스(염전)을 같이 묶어서 투어 가는데 비싸기도 해서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이미 다녀온 분들이 '마추픽추 갔으면 굳이 모라이 가지말아라.'라는 의견을 수렴해서 살리네라스만 다녀왔다. 사실 살리네라스만 가는 것 자체가 돈이 더 들고 그렇게만 데려다 주는 투어사도 없어서 고민을 했는데, 바로 그때! 에스빠뇰 잘하시는 여행생활자 길선생님과 효진씨와 함께 넷이서 무작정 살리네라스에 가기로 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산페드로 시장쪽에 콜렉티보(봉고차에 사람이 다 타면 목적지로 출발하는 교통수단)이 있다고 해서 가서 이렇게저렇게 흥정해서 결국 살리네라스 근처까지 가는 콜렉티보를 탔다. 첩첩산중에 그냥 내리면 택시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지만, 이미 출발을 했기때문에… 멋진 경치를 구불구불 돌아 작열하는 태양아래 엄청 높은 산 아래서 내렸다.
살리네라스 가는길, 콜렉티보(COLECTIVO)
구불구불 진짜 말도안되는 길을 돌아서 왠 길가에 내려줘서 택시타고 어떤 마을에 들렀다가 살리네라스로 도착했다.
더 웃겼던 것은 우리가 4명인데 그 택시에는 이미 아주머니 1명이 타있었다. 그래서 3명 자리에 4명이 낑겨타고 그 아주머니 사는 마을까지 가서 내려주고 다시 살리네라스 왔다. 웃음밖에 안나오는 상황이었지만 그 덕에 정말 페루스러운 마을도 구경하고 졸지에 택시 투어를 하게 되었다. 우리를 살리네라스에 내려주고 '구경하고와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하는 기사를 쿨하게 보내고 우리는 무슨 용기인지 알아서 돌아가겠다했다. 그리고 정말 알아서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ㅋ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곳에 이런 지형이 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누구는 융기의 흔적이라 하지만 나는 노아의 방주 흔적이라고ㅋ 바닷물이 산위에 고이면서 강렬한 태양에 수분이 증발하여 이 첩첩산중에 염전이 생긴 것이다. 아직도 이곳의 질좋은 소금을 페루사람들이 먹고 있다니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곳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우리에게도 축복이다.
살리네라스 입구의 기념품 가게
작게 포장한 아기자기한 소금과 여러가지 염석들, 그리고 아직까지 나귀나 노세 등에 소금을 지어서 이동하는데 귀여운 인형들을 만들어 놓았다. 사고싶지만 모두다 짐이기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사진만 찍고 왔다.
입구에서부터 점점 보이는 살리네라스의 엄청난 규모. 택시타고 오면서 산 아래를 보고 네명다 '와!'하고 감탄했었다.
얼굴에 뭐 바르는걸 싫어해서 이날도 그냥 갔다가 직사광선과 소금밭에서 반사되는 햇볕 덕분에 얼굴이 까지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그래도 엄청나게 신기방기했던 살리네라스!
정말 태양이 얼마나 강한지 조리개를 조이지 않으면 최저ISO에서도 과다노출이 될 만큼 엄청났다. 그 태양 덕에 소금이 이렇게 생기나보다.
살리네라스는 말그대로 소금 마을인데, 산위아래로 집들이 몇채씩 있다. 소금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귀여운 꼬마들.
진흙으로 된 밭을 이리저리 수로를 만들어서 신기하게 밭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가 투어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열심히 소금을 채취하는 분들이 계셨다.
살리네라스의 소금을 채취하는 사람
소금 물을 가둬놓은 작은 물 웅덩이에 저렇게 소금 결정이 떠있는데, 들어보면 저렇게 예쁜모양이다. 먹어봤는데 당연히 짰다...ㅎ
나는 호기심이 많아서 다 먹어보는데 남편이 정제되지 않을거라 먹으면 배아프다 해서 맛만봤다ㅋ
간만에 투어간다고 둘다 심지어 청바지로 차려입었다..ㅎㅎ
중국이 왔다갔나보다...ㅋ 아마 10년 후에는 전세계가 중국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레해본다.
갑작스런 얼굴공개 죄송하지만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해서..ㅋㅋ
페루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시고 많은 것들 가르쳐주신 길선생님~
살리네라스의 아름다운 소금 결정들
넓은 소금밭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러가지 모양으로 형성되어있는 소금결정들을 관찰하는 것도 매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2006년 사귄지 100일 기념으로 종로 5가에 가서 커플로 맞춘 카시오 손목시계.
어느덧 9년이 흘러 왠 페루 살리네라스에서 반짝이고 있구나!ㅎㅎ
굴러 떨어지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은 살리네라스~ 사진 욕심 부리다가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이러면 안되요...ㅎ 이러면 쉬는시간에 축구하고 그냥 교실들어와서 티셔츠 등짝에 소금 허옇게 남는 것 처럼 되서
창피해요...ㅋ
가는 곳곳마다 절벽만 보이면 이렇게 하고싶은 가보다..ㅋㅋ 물론 계단식이라 안전합니다.
사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갈 엄두가 안나서 반대편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어찌나 높은데 보기만해도 허벅지가 아픈 느낌이엇다.
어떻게는 길이 이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해가지면 위험해지니 걸음을 재촉했다.
해발 3,000미터의 숨겨진 염전, 살리네라스
여행을 하다보면 새로운 곳에가서 투어할 곳을 공부하는 것도 사실 쉬운일이 아니다.
뭔가 멋진 스팟을 보는 것도 좋지만 장기여행의 장점은 얻어걸림(?)의 축복과 기쁨이 있다는 것이다.
무작정 2시간 정도를 걸어서 소금 시내가 흐르는 마을도 구경하고 멋진 호수와 무섭게 생긴 닭, 말들도 구경하면서 왔다.
다리를 건너 그냥 무작정 마을이 이는 곳으로 걸었다. 근데 왠 큰개 한마리가 나타나더니 우리를 안내해주는 것처럼 기다렸다가 가다가 하더니 마을에 다다르니 사라졌다. 길 선생님 마을로는 똑똑한 개들이 정말 길을 안내해주는 경우가 있따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멋진 경치를 보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2시간 정도 걸어 다 내려왔다.
사실 다시 쿠스코에 갈 수 있는지 가는 방법도 모르면서 그냥 서로를 의지하고 내려왔다.
결국 이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봐서 콜렉티보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쿠스코행 버스를 타고 밤이되어 쿠스코에 잘 도착했다.
덕분에 정말 페루인들이 사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고 인당 70솔(3,000원) 가량에 교통비를 들여 다녀온 것이다!
멋지고 경이로운 페루의 여행지들과 소중한 인연들 덕분에 우리부부의 세계여행 첫 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이제 밤버스를 타고 남미 대륙의 두번째나라 볼리비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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